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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보다 마음이 먼저 움직였던 드라마, "우주를 줄게" 리뷰 처음 우주를 줄게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흔한 로맨스 드라마를 떠올렸다. 누군가에게 “우주를 줄게”라고 말하는 달콤한 고백 같은 이야기일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 예상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사랑 이야기보다 먼저 등장하는 것은 육아이고, 설렘보다 먼저 찾아오는 감정은 당황과 책임감이다.이 드라마는 조카를 대신 키우게 된 두 남녀가 한 집에서 함께 살게 되면서 시작된다. 처음에는 서로 불편하고 어색한 관계지만 20개월짜리 아기 ‘우주’를 함께 돌보면서 조금씩 관계가 변해 간다. 개인적으로 이 설정이 꽤 흥미롭게 느껴졌다. 보통 로맨스 드라마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빠지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이 작품은 아이를 돌보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 2026. 4. 21.
대화만으로 72분을 이끌다 — 영화 오픈 더 도어 리뷰 평소 장항준 감독하면 예능에서 보여주는 유쾌하고 허술한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오픈 더 도어는 그 이미지와 전혀 다른 결을 가진 영화다. 화려한 액션도, 스펙터클한 반전도 없다. 대신 한 공간에서 술을 마시는 두 남자의 대화만으로 72분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기억의 밤에 이어 장항준 감독이 다시 미스터리 스릴러에 도전한 작품이기도 하고, 이 영화를 보면 그가 장르에 대한 진지한 감각을 분명히 갖고 있다는 걸 새삼 확인하게 된다. 예능인 이미지만 있던 감독이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가 인상적이다.2023년 10월 25일 개봉한 오픈 더 도어는 방송인 송은이가 제작자로 처음 도전한 작품이기도 하다. 실제로 미국 뉴저지 한인 사회에서 발생했던 세탁소 총격 살인 사건을 모티브로 픽.. 2026. 4. 20.
소주 한 잔처럼 씁쓸하고 오래 남는 영화 — 소주전쟁 리뷰 소주는 한국인에게 단순한 술이 아니다. 서민의 애환이 담긴 음료이자 위로의 매개체이고, 어떤 세대에게는 시대 그 자체이기도 하다. 영화 소주전쟁은 바로 그 소주를 중심에 놓고 1997년 IMF 외환위기라는 시대적 배경을 펼쳐낸다. 제목만 들으면 유쾌한 코미디 같지만, 실제로는 훨씬 묵직하고 씁쓸한 영화다. 소주처럼 마실 땐 가볍지만 뒤에 남는 여운이 진한 작품이다. 외환위기 세대라면 더 아프게, 그 세대를 부모로 둔 세대라면 더 낯설고 서늘하게 보게 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이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낸 어느 가족의 이야기처럼도 읽힌다.2025년 5월 30일 개봉한 이 영화는 1997년 IMF 외환위기로 흔들리기 시작한 국보소주를 배경으로 한다. 실제로는 IMF 사태로 인한 소주 기업 인수합병 구조를 바탕으로.. 2026. 4. 20.
기대를 낮추면 더 재밌다 — 영화 퍼스트 라이드 리뷰 솔직히 말하면이 영화를 보러 가기 전부터 기대치를 조금 낮췄다. 차은우가 나온다는 이유 하나로 마케팅이 도배되던 기억이 있었고, 청춘 코미디라는 장르 자체가 요즘 들어 식상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생각보다 훨씬 유쾌하게 웃다가 나왔다. 기대를 낮춰서 더 재밌게 느꼈던 건지도 모르지만, 이 영화만의 분위기는 확실히 있다. 왁자지껄한 다섯 명의 케미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고, 여행 영화 특유의 해방감이 스크린 가득 느껴진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친구에게 갑자기 연락하고 싶어지는 영화다.2025년 10월 29일 개봉한 퍼스트 라이드는 어린 시절부터 한 몸처럼 붙어 다닌 24년 지기 사총사가 생애 첫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드라마다. IMBC 강하늘.. 2026. 4. 18.
야구를 몰라도 빠져드는 드라마 — 스토브리그 리뷰 스포츠 드라마라면 으레 경기장 함성과 역전 홈런, 눈물의 승리 장면을 먼저 떠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스토브리그는 처음부터 그 공식을 완전히 거부한다. 경기장이 아니라 사무실에서, 선수가 아니라 프런트 직원들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야구를 다룬 드라마지만 실제로는 조직 이야기에 훨씬 가깝고, 어떤 회사를 다녀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속이 뻥 뚫리거나 깊이 공감할 장면들을 분명히 만나게 될 것이다. 처음 접하면 야구 드라마라는 소개에 반신반의하게 되지만, 두 회만 보면 그런 의심은 깨끗하게 사라진다. 스포츠 관련 드라마가 흥행이 어렵다는 인식을 깬 사례로 꼽히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2019년 12월 13일부터 2020년 2월 14일까지 SBS 금토 드라마로 방영된 스토브리그는 프로야구의 준비 과정을 다룬 스포.. 2026. 4. 18.
사극을 안 좋아해도 보게 되는 영화 — 왕과 사는 남자 리뷰 사극 영화를 보기 전에 늘 드는 걱정이 있다. 어차피 다 아는 역사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수양대군이 왕위를 빼앗고, 어린 단종이 유배되어 비극적인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는 교과서에서도 숱하게 읽어온 내용이다. 그런데 영화 왕과 사는 남자는 그 익숙하고 뻔해 보이는 역사를 완전히 다른 각도에서 풀어낸다. 역사가 기록한 비극이 아니라, 기록되지 않은 시간을 상상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채워가는 것이다. 계유정난 이후 단종의 유배 생활을 핵심 소재로 삼은 한국 영화가 이 작품이 처음이라는 사실을 먼저 짚고 싶다. 역사를 소재로 하되 역사에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출발점이다.2026년 2월 4일 개봉한 이 영화는 장항준 감독의 첫 사극 연출작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개봉 한 달 만에 천만 .. 2026.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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